Thursday, September 2, 2010

[북리뷰]Post-Occupancy by AMO/Rem Koolhaas, 2006

image from dexigner.com

Post-Occupancy (domus d’autore - a signature issue of Domus), by AMO/Rem Koolhaas, 2006



www.domusweb.it


이번 리뷰는 Post-Occupancy (domus d’autore - a signature issue of Domus)라는 제목으로 AMO/Rem Koolhaas 가 저자(라기보다 편집자)로 되어 있는 2006판 책이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Domus의 특별판 형식으로 나온 것인데 검색해보니 시리즈로 계획된 책들 중 첫번째 판이라고 되어있다. 그 이후에 어떤 책이 더 나왔는지 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미지를 찾기 위해 아마존에 검색을 해봤더니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마존에는 책이 없다. 아마존에 없는 책도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면서 한편으로 책의 희소가치를 머리속으로 계산하면서 구글링으로 이미지와 관련 정보를 찾아봤다. 'Festa per l'architettura' 의 일환으로 Domus에서 domus d’autore 라는 시리즈를 계획했는데 발행인인 Giovanna Mazzocchi란 사람이 말하길 ‘현재의 한계 너머를 보는 법을 아는 사람과 우리 도시 공간 너머를 인식하는 방법에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데 기여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 통찰력과 실력, 영향력이 있는 건축가들의 작품을 돌아보며 우리 도시 건축의 나아갈 바를 모색한는데 일조하고 싶단 얘기인 듯 하다. 그 첫번째 건축가로 Rem Koolhaas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책은 아마도 2006년(혹은 2007년일지도) 어느날 (건축)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해서(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꽂혀 있었다. ‘왜 이런 책이 이런 홀대를’ 이라고 느끼면서)구입했었다.

책의 서문에서 Rem Koolhaas 는 흔히 말하는 스타 건축가starchitect를 실랄할 정도로 비난하면서 자신과 그들과의 사이에 뚜렷한 선을 그으면서 얘기를 진행한다. 건축이 전에 없을 정도로 호황인 이때(2006년 당시 - 지금은 다 알다시피 두바이도 저물고..ㅎ) 건축가들의 지위 역시 전에 없이 땅에 떨어진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정리하면서, 이런 건축가들의 지위 하락은 건축가 자신이 초래한 측면이 강하다고 강하게 질책한다. 건축의 경제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을 도외시 하면서 환경에 대한 고민없이 똑같은 건축을 무의하게 반복하며 유명인 행세나 하고 싸구려 감성이나 팔다보니 건축의 본질과 전통에서 멀어져 자연스럽게 지위 하락을 초래했다는 평가다. 대중의 이목을 끌고 관심을 얻기 쉬운 환경속에서 유명세를 치르지만 대중은 실제로는 건축가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데, 이는 자신의 운명을 남의 손- '가령 마케팅 전략, 잡지, TV 쇼, 프리랜서나 파트타이머(엉망진창인)'-에 맡기고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정치적 계산, 학벌의 힘, 여행 부족, 부풀려진 실력과 동료들의 후한 평가’등이 맞물려진 결과라고 단언한다. 그 결과 건축가들의 헤어스타일, 의상, 신발, 연애, 안경 같은 부차적인 것에 대중들이 환호할지언정 건축가 자체를 의미있게 받아 들이지 않는 세태에 이르게 e됐다고 평한다. 건축가, 비평가, 대중이라는 삼각관계 속에서 건축가의 지나친 유명세에 대한 반대급부로 비평적이고 회의적인 반응들이 일어나게 되고 이로서 건축가의 지위 하락이라는 모순적인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보는데 이는 시장 경제의 자연스런 원리라고 정리한다.

그래서 자신들은 이 책에서 이런 일반적인 스타건축가들의 저작들에서 기대되는 것(자기애적 과잉과 비평에의 무임승차)과는 전혀 다르게 책의 내용을 진행시키기로 했다면서 건축가도 빠지고 비평가도 제외하고, 건축의 형태에 대한 얘기가 아닌 거주자와 사용자의 얘기로 책을 채우겠다고 한다. 책의 제목(Post-occupancy, 거주후)이 여기서 유래했을텐데 웹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찾아 모으고 사용자들이 찍은 사진들 또한 모아놓았다. 이로써 거주자/사용자와 영향을 주고 받는 사이에 건물이 어떻게 자기의 자리를 찾아가는지 알아보고 싶고, 계획과정에서 부딪치기 마련인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한다며 포장되지 않은 사실로서의 건축을 보여주겠노라고 한다.

1.Netherlands Embassy in Berlin / 2. Seattle Central Library / 3. McCormick Tribune Campus Centre, IIT (MTCC) / 4. Casa da Musica

이 네 건물이 당시에는 OMA 의 근작이었던 모양으로 책에서는 이 건물 4개를 다루는데 서문에서 Rem Koolhaas 가 말했듯이 건축가가 개입한 흔적은 최소화되어 있다. 가령 도면 정도가 그정도일텐데 이마저도 정확한 도면이 아닌 서로 겹쳐놓은 상태라 도면이라고 부를 수 없을 상태로 만들어 이 책에 대하는 이들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각 건물마다 위치(항공사진에 표현), 개관일의 뉴스기사(그날의 세계정세를 알 수 있다.) 스크랩, 컨텍스트, 사용자, 시각언어(visual language), CAD-scan 의 순서로 진행이 된다. 중간에 별도로 각 건물들을 소개한 각종 웹사이트에서의 댓글을 모아 놓은 페이지도 있다.
한 건물만 예를 들어 살펴보면, 시애틀 도서관의 경우, 개관일에 부시 대통령이 자전거 타다가 낙상해서, 행사에서 손을 흔드는데 상처가 보인다는 기사가 있는데 이 상처를 전쟁에 만싱창이가 되서 생긴 상처로 비유한 제목으로 뽑은 타임즈 기사다. 또 파리의 드골 공항 붕괴 기사, 뉴욕의 영화 시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해리포터의 어린 스타들 기사 등이 함께있다. 그리고 콘텍스트에는 미러 이미지라는 부제로 도서관이 주변 건물에 비친 모습, 도서관에 비친 주변 모습들의 사진을 모아 놓았는데 이는 시각언어(visual language)부분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시애틀 도서관이 반사의 건축물에 다름아니라고 평한 한 사람의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 도서관은 거대한 유리 메스라고 할 수밖에 없는 형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용자 부분에서는 ‘웹상의 베스트 이미지’를 모아놓았는데 이 이미지들은 사용자들, 방문자들이 찍어 블로그나 플리커 사이트 등에 올려 놓은 사진들로 건물은 배경이고 사람들이 주가 되는 사진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하는 사람들이 찍은 사진과는 그래서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닥 유명하지 않은 건축물 자료를 찾다가 일반인들(비건축인들)이 찍은 사진을 접하게 되는 경우에 느꼈던 걸 상기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건물좀 찍지 라는 느낌이랄까)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의 경우 대사관 사람들이 자기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한사람이 일괄적으로 찍은 걸 모아 놓았다. 그리고 MTCC의 경우 독자들을 위해서 재미있는 장치를 고안해 놓기도 했다(실내외 몇군데 장소에서 360도로 찍은 사진(당연히 원형 사진)을 실어 놓고 반사판을 원통형으로 감아서 그 위에 대고 보면 그 반사판 위에 건물사진이 반사되서 보이는 장치, 반사판도 책에 포함되어 있다. 재미있다). 시각언어(visual language)의 경우 잠시 얘기 했지만 2005년 파리에서 있었던 대담(Claude Parent, Bruno Latour, Hans Ulrich Obrist, Jean-Luc Moulene, Valerie Pihet, Clotilde Viannay)에서 오고간 얘기들을 모아 놓았는데 여기서 Claude Parent가 이 도서관은 반사의 건물이고 요즘의 건물은 사진을 위한 건축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한다. CAD-scan 에서는 말한 것처럼 각 층 평면을 겹쳐 놓는다. 다른 건물은 단면도가 겹쳐 있기도 하다. 규모나 공사비의 비교 페이지도 있다.

이런 식이다. 네개의 건물이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다른 어떤 건축책보다 재미 있다는 느낌으로 볼 수 있다. 거주후 평가 (post occupancy evaluation)라는 분야가 있지만 그런 딱딱한 느낌을 떠나 흥미롭게 볼 수 있다고 하겠다. 결국 이런 자료들을 모으고 선별하는 과정들과 결과물 자체에서 서문에서 Rem Koolhaas가 밝힌 것처럼 계획 과정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도출해 낼 수 있지 않았겠나하는 생각도 절로 들게 된다. 참 재미있게들 작업을 하는 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한달한달 직원들 월급 걱정이나 해야하는 열악한 소형설계사무소는 말 할것도 없고 실적주의와 규모의 경제에 휘둘리는 중/대형 설계 사무소라는 우리의 건축실무 현실이 자꾸 떠오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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