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row house buildings Jangchung-dong, Seoul 2003 장충동 작은 마을 아파트 건물들 2003

old row house buildings Jangchung-dong, Seoul 2003
장충동 작은 마을 아파트 건물들
2003.8


장충동 작은 마을(미니 마을)이라 명명된
2003년 촬영한 사진들

이 오래된 작은 아파트 단지는 아직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단지는 대로변에 면한 2개의 주출입구를 통해 진입이 가능한데
각각의 출입구를 통해 안쪽으로 길게 골목이 나있고
그 골목 양편으로 3층, 부분적으로 2층의 좁은 집들이 연이어 들어서 있다.
건물들의 연속이 끝나는 골목의 가장 안쪽에서 ㄷ자 모양으로 두 골목이 만나
밖에서는 각각의 2개의 진입구이지만 결국 안에서는 연결되어 있다.

이 두개의 골목이 'ㄷ'자로 꺾이는 부분에는
2003년 당시에 공동으로 쓰던 외부 '변소'가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수세식 욕실/화장실은 커녕
외부에 있는 공동 '변소'와 세면장으로 생활해야 했던 열악한 주거환경이었다.

당시에는 열악한 주거 상황 때문에 건축적 표현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세월이 지나 들여다보니 이 열악한 건물들에서도
비슷한 시기의 다른 건물들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형태가 명확히 발견된다.

상층부로 올라갈 수록 골목에 면한 면이 앞으로 돌출하는 구조가 바로 그중 하나다.
각각 지어졌을 연속된 건물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같은 구조를 반복한다.
층의 높이는 대략적으로 통일해 일부 작은 차이와 재료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통일감이 느껴진다.

가장 상부층상부 혹은 지붕층의 돌출된 슬라브 하부면에 설치된 선홈통 파이프들도
하부로 내려 올수록 안으로 단을 져 들어가는 벽면의 굴곡을 따라 꺾여있다.

지면은 상대적으로 넓은 활동 공간을 확보하고
돌출된 상부층들로 인해 하늘은 지상층에 비해 좁다.
이 좁은 골목의 단면 변화와 벽면을 타고 오른내리는 각종 파이프와 배관들,
각각의 건물들의 다채로운 벽체 재료와 색상들의 조합으로
건축적으로 즐겁다.

좁고 아마도 깊이도 얕은 건물이라서 층을 올라가는 계단들의 기울기가
상당히 심하고 단 높이도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불과 수십년을 앞서 산 세대들은 어떤 극한을 살았던 것일까
계단의 경사와 열악한 화장실은 사실 그 삶에 비하면 아무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 삶의 무게들에 비하면
형태를 얘기하고 색상을 얘기하는 이 건축은 그저
너무나도 가볍다.

지금도 누군가는 이곳에서 삶을 영위해 가고 있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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