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ld CJ factory office building in Seoul 1969-1970
구로 CJ제일제당 공장 사무동 1969-1970(추정)
-한국 현대사 정치적 굴곡만큼 많은 굴곡을 담은 건물
왼편으로큰 사일로 형상을 한 CJ제일제당의 공장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의 공장 기능은 이전한 지 오래고
공장 건물등의 개발과 보존, 또는 매각 사이에서
얘기가 나온지도 한참 된 것으로 보인다.
중간의 사일로 형태가 강력한 공장건물 군 |
현재의 항공사진 오른쪽 파란 지붕의 선형 구조물부분이 구로역, 왼쪽아래 흰색의 둥근 건물이 고척돔, 그 사이 도로변 선형으로 길게 형성된 CJ제일제당 공장부지. |
안창모 교수 등은 산업시대 유물로서 사일로 등의 보존을 주장했던 바 있다.
한국일보기사 2016.08.14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608142039926197
해당 기사에서 CJ제일제당이 1985년 해당 부지와 공장을 매입해
지금에 이른 역사를 간단히 소개하고 있는데
정작 공장 건물들의 정확한 건립시기는 나오지 않는다.
대장상에는 해당 부지에 11개의 건물들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중 건립연도가 표기된 것은 2개 뿐으로
1969년, 1970년으로 확인된다.
기사에서는 CJ제일제당이 인수하기 전 회사인 동립산업은
1954년에 공장을 시작했다고 되어 있는데
이 때의 공장은 지금의 공장이 아닌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구로 인근을 찍은 항공사진이나 구지도를 통해 확인된다.
특히 국토정보지리원에서 제공하는 항공사진을 보면
1969년 항공사진에는 보이지 않던 공장이
1972년 사진에는 전체적으로 한번에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장상에 표기되어 있는 일부 건물의 준공날짜가
11개 건축물 대부분의 준공 날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가능하다.
(그보다 이후 공장을 운영하면서 창고동 등으로 건립된 부분이 있을 수는 있다)
다음은 1972년 항공사진
항공사진을 들여다보면 당시엔
현재의 공장 범위보다 남서방향, 북동방향으로 더 큰 단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남서방향의 현 롯데마트 자리,
북동방향의 현 공구상가일번지 자리까지 공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구상가일번지 건물은 1995년, 롯데마트는 2005년 각각 사용승인된 것으로 나온다.
현재의 항공사진과 비교하면 부지의 동서 끝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
안창모 교수의 글에서도 그랬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대로변에 위치한 다음의 건물과 그 후면의 몇몇 건물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출처 한국일보 |
그런데 이곳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이 건물이 아니었다.
이 건물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1호선 전철을 타고 지나는 동안 우연히 포착된
사무동 건물의 강력한 오더가
눈길을 잡아 끌어 방문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이다.
대장상에는 준공날짜 없이 '제2호' 동으로 표기되어 있는 5층짜리 유선형 건물이다.
위의 사일로 형태 공장건물의 북동쪽에 있는 건물로
밖에서는 담장으로 인해 상부밖에 보이지 않아
전체적인 특징을 알아보기 힘들다.
구로역에서 인천방향 전철을 타고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도로변에서는 보기 힘든 이 건물의 숨은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직접 찍어온 사무동 건물의 사진이다.
공장영역 내에 진입은 힘들어 옆건물(공구상가일번지)과 도로변에서 찍은 사진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
건축면적 6,324.63㎡
연면적 n/a
지상5층 규모
1층이 3,759.01㎡로 나머지 4개층 각각의 바닥면적(1,581.16㎡)보다 2배이상 면적이 넓다.
넓은 1층이 타워형의 4개 층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상하, 좌우가 대칭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강력한 것은 건물의 동서방향 원형 윤곽 아래 늘어선
서로 붙어있는 열주들의 존재이다.
고전주의 건축의 재해석으로 디자인한 것이 명확해 보이는 부분으로
지름 2.4m내외(추정)의 두꺼운 기둥이
북쪽은 12개, 남쪽은 11개씩 각각 2군데 씩, 4군데에 대칭으로 되어 있다.
내부까지 기둥의 형태가 유지되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면보다 높은 출입구 계단에 강력한 상징성을 부여하려던
당시 건축가의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기둥과 기둥이 겹치는 부분에 세로로 길게 창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어
단순히 형태로서의 기둥이 아니라
내부공간의 쓰임과 연관이 있게 계획되어 있음을 추측케한다.
전체적인 형상은 streamline moderne 건축의 영향이 분명한 가운데
고전주의 양식의 재해석과 결합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streamline moderne
https://en.wikipedia.org/wiki/Streamline_Moderne
Maritime Museum, San Francisco, by the WPA, 1936 (출처 : wikipedia) |
표면의 마감은 음각으로 된 작은 사각뿔 형태의 패턴이 반복되는
콘크리트 PC로 보이는데
유선형의 외관과 묘한 대비의 효과를 낸다.
타워부분의 파사드는 외부로 기둥이 노출 되지 않는
'가로로 긴 창'을 구현했고
양쪽 끝 원형부분의 일부에 수직성을 강조한 '세로로 긴 창'을 적용해
차이를 두었다.
공장건물의 사무동치고는 과하다고 느껴지는 두꺼운 기둥 열주의 기념비성이
모던한 상부의 건축표현과 만나 무게감이 다소 완화되는 느낌이다.
현재 사무동은 사용하지 않는 듯이 보인다.
내부는 방문할 수 없어 확인할 수 없었다.
건축가나 시공자의 정보도 찾을 수 없다.
이 정도의 디자인 의도를 가지고 1969년 또는 1970년에 설계를 한 건축가라면
당시 국제건축의 흐름에 밝은 사람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국내 건축가가 아닌 외국 건축가였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옆의 사일로 형태의 공장건물도 마찬가지로 평면적으로는 유선형의 형태를 띠는데
전체 공장 건물들을 하나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설계했던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 사일로 형태의 공장건물과 그 후면의 저층 공장건물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얼핏 보아도 후면 저층 공장건물에는 다양한 개구부 형태와
심상치 않아보이는 지붕 라인 등
형태적으로 관찰하고 그 연유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넘친다.
방문이 자유롭지 않은 여건이라 언제 직접 들여다 볼 수 있을지 기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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